우리가 매일 쓰는 두벌식 자판은 어떻게 표준이 됐을까요? 한글 기계화의 역사를 알면 자판이 다르게 보입니다.
로마자는 글자를 옆으로 늘어놓기만 하면 되지만,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모여 네모꼴 한 글자를 이룹니다. 기계식 타자기로 이 조합을 구현하는 일은 만만치 않아서, 한글 타자기는 오랫동안 여러 방식이 경쟁하는 실험장이었습니다.
그 흐름을 크게 바꾼 사람이 안과 의사 공병우입니다. 1949년 그가 내놓은 세벌식 타자기는 빠른 속도로 실용성을 증명하며 한글 기계화를 본궤도에 올렸습니다.
세벌식은 첫소리 자음, 가운뎃소리 모음, 받침 자음에 각각 다른 글쇠를 배정합니다. 글쇠가 세 ‘벌’이라 세벌식입니다. 한글의 짜임과 배열이 일치해 타건에 리듬이 생기고 손 부담이 적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도 세벌식을 쓰는 애호가들이 있습니다.
다만 글쇠 배열이 커서 익히는 부담이 크고, 표준 자판이 아니어서 공용 컴퓨터에서는 설정을 바꿔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두벌식은 자음 한 벌과 모음 한 벌, 두 벌만 씁니다. 같은 ㄱ 글쇠가 첫소리로도 받침으로도 쓰이고, 어느 쪽인지는 컴퓨터가 앞뒤 조합을 보고 판단합니다. 배열이 단순해 배우기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1982년 정부가 두벌식 배열을 표준으로 정하면서 교육 현장과 기기들이 두벌식 중심으로 정리됐고, 이후 컴퓨터와 스마트폰 시대를 거치며 사실상 유일한 기본값이 됐습니다.
키보드의 F와 J에 있는 작은 돌기는 어느 배열에서든 검지의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영문 QWERTY 위에 한글 배열이 함께 인쇄된 지금의 키보드는, 타자기 시대의 유산과 컴퓨터 시대의 표준이 한 판 위에 공존하는 셈입니다.
휴대폰의 천지인·나랏글 같은 입력 방식도 ‘한글의 짜임을 어떻게 글쇠에 얹을까’ 하는 같은 고민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자판 배열의 역사는 곧 한글을 기계에 담아 온 궁리의 역사입니다.
어느 배열이 더 우수한가는 여전히 애호가들 사이의 즐거운 논쟁거리지만,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실용적인 선택은 분명 두벌식입니다. 학교, 회사, 공용 컴퓨터 어디서든 설정을 바꾸지 않고 바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핑 플레이의 모든 레벨도 표준 두벌식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왼손 자음, 오른손 모음이 번갈아 움직이는 두벌식 특유의 리듬을 기본 자리 단계에서부터 느껴 보세요.